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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th Record | 영화

사각

03.31 | 17:02

서브스턴스 (2024)

#영화 #서브스턴스

바로 그 영화.
영화관에서 봐야 하는 영화라고 추천 받고서도 고어 주의라는 이야기에 영화관 가기를 미루고 미루던 어느날... 짓시에서 뵌 탐넘분의 은혜로 서브스턴스를 다함께 봤다네요

이 자리를 빌어 다시 감사드립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절대 스킵하지 못하게 강제로 묶어두고 봐야 한다는 뜻에서 그런 추천을 받은 것 같다...

사실 치명적인 스포들은 밟고 봤던 터라 괜찮을까, 싶었는데 예상 밖의 연출들을 마주해서 즐거웠던 듯... 영화 해석이야 재밌는 후기들이 많으니까 느꼈던 것만 넘버링해서 차례로 적어본다면 →


1) 고어 요소

바디 호러물이라 해서 긴장했는데 생각보다는? 괜찮았네요. 상상 속의 이미지가 더 역겨운 이미지였던 듯…. 물론 비주얼 로드맵을 보고 선행 우욱을 하고 봐서 그럴지도 몰라…. 그게 아니더라도 연출상의 장치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싶기도.

다만 최악을 상정한 상상에 비해서 괜찮았다는 거지 고어가 없다는 것도 아니고 결코 평탄히 앉아서 감상할 수 있는 화면은 아니니 못 보는 사람은 자나깨나 조심. 

특히 후반부의 피가 흩뿌려지는 씬이라든지. 그런데 그걸 두고 개그씬이라고 말한 후기는 거진 2주가 지났는데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 짐작이 가는 사유는 있지만 딱히 와닿지가 않는다… 왜 웃긴 거지? (꼽X 이해가 안 되어서 정말 궁금함O) 연출이 웃기다는 걸까?! 내가 너무 B급 영화에 길들여진 걸까… 난 왜인지 캐리 (딱히 본 건 아니지만 순전히 비주얼 때문에) 생각난다는 생각밖에 안 함.

별개인 이야기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건 수가 엘리자베스를 죽이는 씬(특히 화장실 거울 앞에서의…그 씬)이었던 듯… 우울했어 가끔 영화를 보고 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한둘쯤 있는데 내가 서브스턴스. 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씬이 그거라서.

이유는 알고 있음 (이하 TMI인 부정적인 이야기 있음) 영화 다 보고 곱씹다가…나는 나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울해진 나머지 각인된 듯 <알고보니 호르몬의 여파를 맞았던 거였어서 괜찮아질 때까지 후기 적는 걸 미뤘음


2) 연출

보는 내내 비명을 지르기는 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서브스턴스를 처음 받아왔을 때 설명을 구구절절 하는 대신 상자깡(...)만으로 설명을 해준 씬인 듯. 물론 한편으로는 그걸 보면서 사용설명서가 저렇게밖에 없다고? 부작용도 알려주지 않는 거임?! 그런데도 저런 걸 그대로 몸에 주입한다고?... 싶기는 했지만 스토리 진행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겠지…

이름만 화면 가득 띄워주는 것도 좋았지만 솔직히 몬스트로엘리자수라는 텍스트가 나왔을 때는 웃었어요 미안해… 직관적인 네이밍이긴 한데 동시에 터무니 없어서 그 무렵에 머리 쥐어뜯다가 무력하게 웃음… 괴로움 속 한 줄기 웃음 같은 느낌이었음.

적으면서 기억이 돌아오고 있는데 영화 보기 전에…얼핏 지나가면서 봤던 고어 이미지가 아마도 몬스트로엘리자수 관련이었던 듯?! 저런 게 왜 탐라에 들어오는 거야 우욱 하면서 넘겼는데 갸도 갸인가 보다… (그런데 제발 그런 이미지는 필터를 좀 걸어주면 좋겠음)

수의 신체 부위들을, 성적 대상화 된 여성의 몸을 부각하는 씬들은…각오는 했지만 역겨웠음. 그걸 보러 영화관에 가는 남성 관객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더 속이 안 좋았는지도 모르지만… 정말 그런 삶에 만족하는지 몇 번이고 묻고 싶었음. …하지만 만족했기에 더욱 더 멈추지 못했던 거겠지 싶고. 그나마 김냄비펌잇업을 듣겠다는 심정 하에 참으려 했는데 ’전혀 신나지 않았어’
영화 보기 전까지만 해도 펌잇업 원곡을 가끔 찾아 들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발길을 끊었음(...)





최근에 트리거 관련으로 생각할 일이 생겼는데…
별일은 아니고 보고 싶었던 모 영화에 모 트리거 워닝이 있다고 해서 그건 괜찮아졌나… 하고 키타니 타츠야의 어떤 뮤비를 다시 찾아봤다가 머리 뜯고 눕진 다음 억울해서 원인을 분석하게 된 사건이 있었음 (고맙SB니다 키타니 씨)

왜 이런 걸 굳이 덧붙이냐면
내 경우엔 같은 소재라도 배경이 서양권이면+판타지 요소가 있다면 상대적으로 덜 눌린다는 걸 깨달아서였는데
이런 맥락에서 만약 서브스턴스의 배경이 동양권이었다면+동양인 배우였다면 힘들었을 듯… 물론 여기에는 내 트리거 요소도 없고 픽션적 요소도 낭낭하게 들어있다고는 해도.

요점은 저는 조금이나마 더 거리감을 느껴서 평가가 후한 것 같아요

그리고…이유가 뭐건 생각할 거리가 많은 이야기를 좋아함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분명하지만 그것 외로도 다양하게 받아들이고 해석할 여지가 많은 작품이라는 것도 가산점이 붙는 듯.

그런 한편… 영상물을 좋아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이게 영상물이 아니었다면 평가를 더 후하게 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듦. 그렇지만 영상물이었기에 가능한 연출이었던 데다가 그렇기에 더욱 자극적인 방식으로 시각적 효과를 증폭할 수 있었던 거겠거니 싶고…

비하인드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네요
영화의 목적 뿐만 아니라 촬영 기법 같은 것도 설명해줘서 좋았…는데 내가 예전에 지나쳤다던 그 속 안 좋아지는 영상도 이거였던 거 같은데?! (특수 분장 관련)


아무쪼록 이런저런 타격이 있으니 볼 생각이 있다면/볼 수 있다면 컨디션 좋을 때 보기를 권장하는 영화. 저는 그러지 못했지만 (나도 몰랐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TMI 2)
여기까지 적고 노동요 바꾸려고 유튜브 들어갔다가 소갈비 (그러나 요리되지 않은. 막 발골된 고기와 뼈) 썸네일인 영상 마주치고 😨됨



알고리즘 탄 것도 아닌데 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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