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가량의 단편 영화. 예상보다도 더 짧은 러닝타임에 지난 14회작을 보고 숙연해진 사람들끼리 그날 바로 연이어 감상한 터라 14, 15회를 한번에 모두 해치워버린 셈이 됨. 나중에 짓시가좍들이랑 한 번 더 보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돈 잔뜩 들인 CG가 나오던 저번 영화보다도 이 영화가 훨씬 재미있었음(ㅠㅠ)
일단 시놉시스부터 굉장한 어그로를 끌고 있기도 해서.
일본 귀신 '빨간마스크'가 마주한 코로나 팬데믹.
무슨 내용인지 전혀 짐작이 안 가서 오히려 궁금하지 않나?!?!
실은 정확히 그런 사유에서 봤던 영화기는 했는데, 단편 영화답게 시놉시스가 영화 내용의 전부다. 일단은 코미디로 분류되는 영화라서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시놉시스가 배신하는 일은 없다는 뜻이다… 누군가에게 B급 영화를 추천해줄 때 가볍게 권할 수 있는 영화인 듯. 작중 인물(경찰서의 아저씨)의 나이브한 발언이 있기는 한데, 문제 발언을 두어 번 지칭하는 것 이후로는 별다른 말이 없어서 괜찮을지도?...
자신의 외모에 대해 묻는 빨간마스크의 단골 대사와 그 분위기 조성이 작중에서 질릴 정도로 반복되는데도 불구하고 소소한 웃음을 계속 지을 수 있게 만드는 건 좋았다고 봄. 어떤 의미로는 대단하기까지 하다…
영화에 젖이라는 단어가 너무 많이 나와
ㄴ아무래도 영화 제목부터 젖꼭지가 있으니까요
ㄴ이렇게까지 큰 소리로 강조할 줄은 몰랐다고요
단순 B급 쿠소개그 영화보다는 사회 풍자 영화에 가깝다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데…개인적으로는 다큐같다는 느낌도 받았던 듯. 그래서인지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웃기지는 않고 영화에서 이야기하려는 주제가 뭔지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다… 개그코드가 옛스러워서 웃기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고? 웃음의 역치가 낮은 사람이라면 웃으면서 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함.
러닝타임이 굉장히 짧은 (22분) 단편인데 영화에서 꼬집는 지점들을 보면 일리가 있다… 어떤 젖꼭지는 섹슈얼해서 모자이크를 해야 하고 또 어떤 젖꼭지는 신성해서 모자이크를 하지 않아도 되고 또 어떤 젖꼭지는 성별에 따라 구분해서 모자이크를 하고… 그게 무슨 소리냐고
대 체 젖 꼭 지 가 뭔 데
그리고 방송심의에 걸려 검열되는 젖꼭지라는 건 뭐지
적다보니 나도 젖꼭지라는 말을 잔뜩 적고 있잖아
나도 젖꼭지라는 단어를 모자이크 처리해야겠어
그런데 이걸 보고 생각해보니 생물학적 남성 연예인들의 상반신 모자이크 같은 걸 전혀 본 적이 없다… 안경 착용/노브라 방송 진행으로 화제가 되었던 모 아나운서의 이야기도 떠오르고. 역시 감독이 말한 것처럼 이 영화가 결국 여성 인권에 관한 영화라는 걸 생각하면…한번쯤 봐도 좋은 영화가 아닐까?
하지만 굳이 추천까지 안 하는 건 역시 웃기지가 않아서…
내가 별로 못 웃는 것 같다는 생각은 하기 때문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봐도 좋을지도.
젖꼭지 없이 태어난 사람,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잖아요.
난 이 대사가 명대사 같아
마지막의 반전인 말하는 젖꼭지 나레이터가 가장 인상깊다…
나는 부장님도 젖꼭지가 검열처리되어 있어서 그걸 보고 본인도 놀랄 줄 알았지 뭐야
그리고 이건 이 영화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한국영화에도 자막이 있으면 좋겠어
소리를 키우면 들리긴 하지만 소리를 켰다 줄였다 하는 건 꽤나 번거로운 일이다…
한글 자막을 켤 수만 있다면 꼬박꼬박 켜는 편이지만 그러지 못하는 한국영화의 감상은 조금 힘든 듯.
한참 트위터에서 <설녀와 게를 먹다>라는 작품이 바이럴을 타길래 왓챠에서 내려가기 전에 보려다가 총 6시간 분량의 드라마래서 선회한 뒤 대신 보게 된 영화. 의외로 원작 소설(그것도 니콜라이 고골의 1835년작 단편)도 있는데다가 이미 한차례 영화로 만들어진 적도 있다고 하는데, 그것보다는 캐러비안의 해적 짝퉁으로 마케팅되었다는 말에 어그로가 끌려서 다함께 보게 되었음. 왜 그랬을까…
참 양가적인 감상이 드는 게,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정말이지 지루하고 역겨운 장면도 있었는데 영화를 다 보고 원작 이야기를 듣고 보니 각색을 나쁘지 않게 한 것 같기도 함. 이런 게 스톡홀롬 증후군일까(x) (경우도 다르고 전혀 아님.) 그렇다고 영화를 보는 동안 즐겁지도 않았고 남에게도 추천할 생각은 없는 데다가 내가 다시 볼 마음도 없지만…
빨간마스크 KF94 (2022)
#B급영화상영회
마라팟 B급영화상영회 15회작
부제: 인간들은 귀신보다도 전염병이 더 무서워
15분 가량의 단편 영화. 예상보다도 더 짧은 러닝타임에 지난 14회작을 보고 숙연해진 사람들끼리 그날 바로 연이어 감상한 터라 14, 15회를 한번에 모두 해치워버린 셈이 됨. 나중에 짓시가좍들이랑 한 번 더 보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돈 잔뜩 들인 CG가 나오던 저번 영화보다도 이 영화가 훨씬 재미있었음(ㅠㅠ)
일단 시놉시스부터 굉장한 어그로를 끌고 있기도 해서.
일본 귀신 '빨간마스크'가 마주한 코로나 팬데믹.
무슨 내용인지 전혀 짐작이 안 가서 오히려 궁금하지 않나?!?!
실은 정확히 그런 사유에서 봤던 영화기는 했는데, 단편 영화답게 시놉시스가 영화 내용의 전부다. 일단은 코미디로 분류되는 영화라서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시놉시스가 배신하는 일은 없다는 뜻이다… 누군가에게 B급 영화를 추천해줄 때 가볍게 권할 수 있는 영화인 듯. 작중 인물(경찰서의 아저씨)의 나이브한 발언이 있기는 한데, 문제 발언을 두어 번 지칭하는 것 이후로는 별다른 말이 없어서 괜찮을지도?...
자신의 외모에 대해 묻는 빨간마스크의 단골 대사와 그 분위기 조성이 작중에서 질릴 정도로 반복되는데도 불구하고 소소한 웃음을 계속 지을 수 있게 만드는 건 좋았다고 봄. 어떤 의미로는 대단하기까지 하다…
이러나 저러나 이런 소재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는 점에서 가산점을 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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