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 단어로 적어둔 게 정말 좋은 듯... 다른 포스터 중에는 아예 LIVE/DIE/REPEAT 이 단어들만 한 줄로 반복해서 나열해둔 것도 있어서 입만 떡 벌림. 좋다...
유구하게 시간 관련된 소재나 크리쳐 이런 것들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지 엣오투 처음 봤을 때 정말 즐기면서 봤던 듯함. 그리고 이 관점도 인상 깊었어서 후기에 꼭 덧붙이고 싶었어... 요약하거나 중략해서 가져오려다가 한 단락을 통으로 인용해와버림.
특정한 자질이나 운명적 점지가 없는 이가 우연히 접한 사건을 계기로 시간의 영역에 관여한다는 시간초월 서사는, 유사한 맥락에 위치한 고전 신화와 비교했을 때, 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단 시간이 누구에게나 일정하게 주워지듯, 그것을 지배해 움직일 권리 역시 누구에게나 있음을 방증하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시간초월의 서사는, 첨예화되고 있는 현대사회의 문명이 만들어낸 도식화된 삶 속의 사고(事故)나 위기 속에서 때때로 발현되는, 자각 가능한 기회 그 자체에 관한 은유인지도 모른다.
김은경,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과 2010년대 할리우드 SF영화에 나타난 시간초월 양상 연구-『소스 코드』, 『엣지 오브 투모로우』, 『인터스텔라』를 중심으로」, 대중서사연구, 21(1), 2015, 192p.
영화 보면서 이포는 무진과 닮았다는 생각을 함.
아무래도.........................(이하 TMI 생략)
그런데 알고보니 헤결 제작의 계기가 된 정훈희의 <안개>가 애초에 영화 <안개>(1967) 주제가라고 하더라. 그리고 그 영화의 원작이 <무진기행>이니 결국 돌고 돌아서 맞은 셈...
무진의 '나'는 결국 안개로 덮인 세계를 벗어났건만 이포의 해준은 그곳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음. 애시당초 벗어날 마음도 없겠지만. 엔딩씬만 봐도 서래를 언제까지고 찾아 헤맬 것 같거니와 OST 이름을 알아보니 '서래'더만.............머리 터질 거 같음......
“<어떤 개인 날> 불러드릴게요."
“그렇지만 오늘은 흐린걸."
나는 <어떤 개인 날>의 그 이별을 생각하며 말했다. 흐린 날엔 사람들은 헤어지지 말기로 하자. 손을 내밀고 그 손을 잡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가까이 가까이 좀더 가까이 끌어당겨 주기로 하자. 나는 그 여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사랑한다'라는 그 국어의 어색함이 그렇게 말하고 싶은 나의 충동을 쫓아 버렸다. 김승옥, 『무진기행』, 강병선, (주)문학동네, 1993, 186-187p.
생각난 김에 무진기행 다시 읽다가...셋 모두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어딘가 맞닿아 있는 면모가 있길래 인용해옴. 사랑과 이별과 항구도시. 소재만 놓고 본다면 불륜도 있겠지만 나비부인은 둘과는 다른 결의 이야기라.
엣지 오브 투모로우 (2014)
이번 달을 마지막으로 넷플에서 내려간다길래 다시 정주행함.
이 영화를 내리다니 넷플은 반성해라 왓챠는 있는데 우우
좋아하는 소재들로 점철된 영화라 볼 때마다 내가 이걸 좋아했지...싶어짐. 그래서 엣오투 기반 커도 갔던 거겠지... 이런 소재들 그만 좋아하는 법 아마존에서 직구 좀 해야 함.
누가 엣오투 두고선 톰 크루즈가 호무라면서 마도카인 영화라고 한 거 생각날 때마다 웃겨... 원작이 궁금하긴 하지만 트와일라잇 번역 급으로 엣오투가 원작 초월 영화인 거라 추천하진 않는다 해서 보류했음 😪
(1개)
인간병기,
죽어야만 더 강해진다
라고 홍보했던데 원문에는
LIVE. DIE. REPEAT.
이 세 단어로 적어둔 게 정말 좋은 듯... 다른 포스터 중에는 아예 LIVE/DIE/REPEAT 이 단어들만 한 줄로 반복해서 나열해둔 것도 있어서 입만 떡 벌림. 좋다...
유구하게 시간 관련된 소재나 크리쳐 이런 것들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지 엣오투 처음 봤을 때 정말 즐기면서 봤던 듯함. 그리고 이 관점도 인상 깊었어서 후기에 꼭 덧붙이고 싶었어... 요약하거나 중략해서 가져오려다가 한 단락을 통으로 인용해와버림.
특정한 자질이나 운명적 점지가 없는 이가 우연히 접한 사건을 계기로 시간의 영역에 관여한다는 시간초월 서사는, 유사한 맥락에 위치한 고전 신화와 비교했을 때, 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단 시간이 누구에게나 일정하게 주워지듯, 그것을 지배해 움직일 권리 역시 누구에게나 있음을 방증하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시간초월의 서사는, 첨예화되고 있는 현대사회의 문명이 만들어낸 도식화된 삶 속의 사고(事故)나 위기 속에서 때때로 발현되는, 자각 가능한 기회 그 자체에 관한 은유인지도 모른다.
김은경,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과 2010년대 할리우드 SF영화에 나타난 시간초월 양상 연구-『소스 코드』, 『엣지 오브 투모로우』, 『인터스텔라』를 중심으로」, 대중서사연구, 21(1), 2015, 1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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