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면서 이포는 무진과 닮았다는 생각을 함.
아무래도.........................(이하 TMI 생략)
그런데 알고보니 헤결 제작의 계기가 된 정훈희의 <안개>가 애초에 영화 <안개>(1967) 주제가라고 하더라. 그리고 그 영화의 원작이 <무진기행>이니 결국 돌고 돌아서 맞은 셈...
무진의 '나'는 결국 안개로 덮인 세계를 벗어났건만 이포의 해준은 그곳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음. 애시당초 벗어날 마음도 없겠지만. 엔딩씬만 봐도 서래를 언제까지고 찾아 헤맬 것 같거니와 OST 이름을 알아보니 '서래'더만.............머리 터질 거 같음......
“<어떤 개인 날> 불러드릴게요."
“그렇지만 오늘은 흐린걸."
나는 <어떤 개인 날>의 그 이별을 생각하며 말했다. 흐린 날엔 사람들은 헤어지지 말기로 하자. 손을 내밀고 그 손을 잡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가까이 가까이 좀더 가까이 끌어당겨 주기로 하자. 나는 그 여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사랑한다'라는 그 국어의 어색함이 그렇게 말하고 싶은 나의 충동을 쫓아 버렸다. 김승옥, 『무진기행』, 강병선, (주)문학동네, 1993, 186-187p.
생각난 김에 무진기행 다시 읽다가...셋 모두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어딘가 맞닿아 있는 면모가 있길래 인용해옴. 사랑과 이별과 항구도시. 소재만 놓고 본다면 불륜도 있겠지만 나비부인은 둘과는 다른 결의 이야기라.
헤어질 결심 (2022)
지금껏 박찬욱 영화를 제대로 본 적이 없었는데 (불호라X 기회가 없어서O) 이건 정말 변태 같은 영화인 듯. 더러운데 아름다움. 미장센이 미쳤어요. 수상할 정도로 미적임.
다만 동시에 왜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지도 알겠더라. 영화 보기 전부터 주변 후기가 정말 극과 극이길래 궁금했는데 다 보고 나니 이해가 된다.
가장 의외였던 건 오프닝 타이틀이었던 것 같음. 그리고 왜인지 나는 영화 보기 전까지 해준/서래 둘 중 하나만 결혼했다고 알고 있었음. 그런데 아니더라???
(2개)
이포와 무진 관련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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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알고보니 헤결 제작의 계기가 된 정훈희의 <안개>가 애초에 영화 <안개>(1967) 주제가라고 하더라. 그리고 그 영화의 원작이 <무진기행>이니 결국 돌고 돌아서 맞은 셈...
무진의 '나'는 결국 안개로 덮인 세계를 벗어났건만 이포의 해준은 그곳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음. 애시당초 벗어날 마음도 없겠지만. 엔딩씬만 봐도 서래를 언제까지고 찾아 헤맬 것 같거니와 OST 이름을 알아보니 '서래'더만.............머리 터질 거 같음......
“<어떤 개인 날> 불러드릴게요."
“그렇지만 오늘은 흐린걸."
나는 <어떤 개인 날>의 그 이별을 생각하며 말했다. 흐린 날엔 사람들은 헤어지지 말기로 하자. 손을 내밀고 그 손을 잡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가까이 가까이 좀더 가까이 끌어당겨 주기로 하자. 나는 그 여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사랑한다'라는 그 국어의 어색함이 그렇게 말하고 싶은 나의 충동을 쫓아 버렸다.
김승옥, 『무진기행』, 강병선, (주)문학동네, 1993, 186-187p.
생각난 김에 무진기행 다시 읽다가...셋 모두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어딘가 맞닿아 있는 면모가 있길래 인용해옴. 사랑과 이별과 항구도시. 소재만 놓고 본다면 불륜도 있겠지만 나비부인은 둘과는 다른 결의 이야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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